≪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번역가, 이복연(개앞맵시)

🎤 이복연
© IT 편집자이자 번역가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IT 책을 출간하고 직접 번역도 하는 이복연입니다. 오늘은 번역가로 만나뵙게 되었네요. 삼성전자와 여러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IT 전문서 편집자로 커리어를 전환했어요. 개발이나 편집 등 본업 외에도 꾸준히 개발자 로드맵이나 가이드를 만들어 공유하고, 배운 것들을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소개하면 분석하고 정리하고 공유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Q. 개발자에서 IT 출판 편집자로 업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인생의 마지막 목표는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었어요. 어느 정도 고수의 반열에 오르면 노년에는 꼭 노하우를 정리해서 책으로 내거나 강연하며 사는 게 꿈이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고수가 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벽을 느끼던 찰나에 제가 10년, 20년 동안 개발해서 지혜를 쌓는 것보다 업계 고수분들의 노하우나 숨어 있는 원석을 발굴해 알리는 게 제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더 가치 있는 일이기도 했고요.

Q. 번역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개발자로 일할 때부터 꾸준히 블로그 활동을 했는데요, 한 출판사에서 테스트 관련된 책을 번역해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실무에서 테스트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라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시작하게 됐어요.

Q. ‘개앞맵시’라는 필명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데요.

‘개발자의 앞길에 맵핵 시전’이라는 뜻이에요. ‘책으로 안내하는 개발자 로드맵’을 만들어 공유했는데, ‘개앞맵시’는 그 로드맵에 붙인 이름이었어요. 로드맵 자체가 역량 혹은 직군별로 읽으면 좋을 책을 하나의 맵으로 정리한 것이거든요. 로드맵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필명으로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Q.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이펙티브 자바 3판≫, ≪리팩터링 2판≫ 등 오래도록 사랑받는 IT 개발서를 번역하셨죠. 번역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시나요?

개발자 시절에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인지 살펴보는 편이에요. 어떻게 보면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저자분들의 힘을 빌려 퍼트리는 거죠.

Q. 이번 COMMIT에서는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텐데요. 간단한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구글엔지니어는이렇게일한다

훌륭한 개발자, 개발 조직에 가까워지는 방법이 농축되어 있는 책입니다. 프로그래밍 기법을 제외한 문화, 도구, 프로세스 등을 담고 있는 거대한 레퍼런스죠. 우리보다 조금 먼저 앞서간 분들의 회고록이기도 하고요.

이 책의 메시지는 ‘구글처럼 하세요’가 아닙니다. 저자들도 책의 도입부에 구글은 정답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짚고 시작해요. 구글은 지금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결과’가 아니라 거쳐온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거예요.

Q.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에서 복연 님이 꼽은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리더의 주요 역할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실무자로 일할 때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직원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주변 동료의 성장을 부각시키는 방법이 비중 있게 언급되는데요. 많은 분이 공감하고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Q.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로 많은 기업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죠. 강의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거절했었어요. 구글 엔지니어가 아니다 보니 부담이 컸거든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발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번 요청을 받게 되자 구글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상담을 부탁했어요. 그때 친구가 구글에도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에 나오는 광범위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전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오히려 제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저라도 원하는 분들께 메시지를 전달하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분량이 어마어마한 책이다 보니 번역할 때 신경쓸 게 많으셨을 것 같아요.

이전에 번역했던 책들은 자신이 있는 상태에서 작업했었어요. 제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는 구글 개발자들의 20년 역사가 담겨 있다 보니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내용이 많아 어려웠습니다.

저는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쉽고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는 그래서 난이도가 높았죠. 그래서 구글 엔지니어 수십 명에게 검토받았어요.

Q. 복연 님이 작업하신 책 중 가장 애정하는 책은 무엇인가요?

클린아키텍처 머신러닝딥러닝문제해결전략

내용은 ≪클린 아키텍처≫고요. 많은 공을 들여서 애정이 가는 책은 ≪Must Have 머신러닝·딥러닝 문제해결 전략≫입니다.

≪클린 아키텍처≫는 교정 정도만 담당했던 책인데 핵심 메시지가 좋아서 설계 쪽에 관심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Must Have 머신러닝·딥러닝 문제해결 전략≫은 저자와 합이 좋아 재미있게 작업했었어요. 초반 기획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책이라 많은 공이 들었지만요.

Q. ‘개발 문화’라고 하면 추상적인 느낌이 강한데, 복연 님은 개발 문화를 무엇이라고 정의하시나요?

어떤 균을 배양할 때 비커나 종이에 한 번 떨어뜨리면 쫙 퍼지잖아요. 이런 배양을 영어로 ‘culture’, ‘cultivation’이라고 합니다. 문화도 영어로 ‘culture’잖아요. 마치 미생물을 배양하는 것처럼 의도한 것을 키워서 자리 잡게 하는 게 문화가 아닐까 싶어요. 개발 문화도 마찬가지고요.

Q. 개발 문화는 왜 중요한가요? 개발자들이 개발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직 관점에서는 경쟁력을 높여 살아남기 위해서죠. 개발 문화는 중력과 비슷해서 좋은 개발 문화가 갖추어지면 좋은 사람이 모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문화가 고도화되면 더 좋은 사람이 모이는 선순환이 일어나겠죠.

개인 관점에서는 성장과 연관되어 있어요. 개발자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개발 역량을 키우는 거죠.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성장할수록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질 테고요.

Q. 개발 문화가 먼저일까요? 아니면 도구와 프로세스가 문화를 만드는 걸까요?

이상적으로는 개발 문화가 먼저지만, 현실적으로는 도구와 프로세스부터 바꾸어 나가는 게 좋은 문화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좋은 문화를 뿌리내리고 싶은데 문화부터 바꾸려고 하면 굉장히 어려워요. 도구나 프로세스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면 바로 적용해서 효과를 볼 수 있죠.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 조금씩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Q. 이번 COMMIT은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시나요?

구글 엔지니어는 어떻게 일하는지 호기심에서 오는 분들도 계실 테고, 개인이나 조직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 신청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번 COMMIT은 개발이 재미있고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래야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거든요. 모쪼록 마음을 열고 들으러 오시면 좋겠어요.

Edit Sunny Design Lil


복연 님이 전하는
구글 엔지니어들의 치트키가 궁금하다면?

Posted by
go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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