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에 숨어 있는 인사이트를 찾아서, 빅쏠 데이터 과학자 이진형

🎤 이진형
© 빅쏠 데이터 과학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빅쏠 데이터 인사이트팀 리더 이진형입니다. 빅쏠은 국내 1위 카드 혜택 서비스인 ‘더쎈카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더쎈카드는 복잡한 카드 혜택과 실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테크핀 앱입니다. 카드 혜택과 실적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똑똑한 소비를 돕는 코칭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Q. 진형 님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빅쏠 조직 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가공하고, 데이터 속에서 인사이트를 찾고 있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시스템을 만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오픈AI API를 활용해 대화형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요. 데이터와 관련된 업무는 전부 관여하고 있습니다.

빅쏠 데이터 인사이트팀은 크게 데이터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 데이터 모델링, 그로스 해킹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통해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로그를 쌓고 설계하고 다시 쌓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죠. 데이터로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는 그로스 해킹도 업무의 일환이고요.

Q. 데이터 관련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는 그냥 컴퓨터가 좋았어요. 해커가 꿈인 적도 있었죠. 처음부터 데이터 과학자가 꿈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대학에서는 통계학을 전공했는데,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는 게 재미있어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개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데이터 쪽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개발자에서 BI(Business Intelligence) 엔지니어, 데이터 모델러, 데이터 분석가를 거쳐 지금은 데이터 과학자로 일하고 있네요.

Q. 데이터 과학 모임도 운영하신다고 들었어요.

2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국 데이터 엔지니어 모임’과 ‘한국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과학자 모임’이에요. 11번가에서 근무할 때 깊이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혼자 해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고민을 나누고 질문을 주고받는 공간이 필요해 카카오 오픈 채팅으로 한국 데이터 엔지니어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실무자들끼리 다양한 팁을 나누고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한국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과학자 모임은 빅쏠에 입사한 후 만들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채용 때문이었죠. 제가 빅쏠에 왔을 때는 데이터팀이 없었어요. 팀을 만든 다음 데이터 분석가를 구하려 해도 이름 있는 회사가 아니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오픈 채팅이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들었는데 벌써 300명가량 모였네요. 두 모임 다 오픈 채팅에 검색하면 들어오실 수 있어요.

Q. 꿈꾸던 데이터팀을 만들고, 데이터로 비즈니스에 기여하고 싶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셨죠. 어떤 점이 달라지셨나요?

대기업에 있을 때는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았어요. 다만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제가 맡은 서비스와 관련된 일만 하거나, 위에서 정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었어요. 지금은 주도적으로 과제를 선정할 수 있고, 무엇이든 빠르게 시도해 볼 수 있죠.

도메인이 달라지다 보니 생기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빅쏠은 개인 신용 정보를 다루는 금융 도메인이다 보니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어요. 망분리가 되어 있어 개발 환경도 복잡하고, 클라우드도 쓸 수 없었죠. 잠시 컴퓨터 서버를 늘리거나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해 분석이나 모델링하기 어려워 초반에는 업무 속도가 더뎠어요.

Q. 데이터 직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하면 좋을까요?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어디든 성공해 본 경험이 있는 분에게 배우시면 좋겠습니다. 대기업은 회사 자체가 성공한 곳이니 시작이 쉽겠죠. 아무래도 배울 수 있는 분이 계실 확률이 높습니다. 스타트업은 꿈을 갖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안정적으로 차근차근 배우는 걸 좋아하는지, 좌충우돌 부딪히더라도 빠르게 배우는 걸 좋아하는지 고민해 보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Q. 빅쏠에서는 데이터팀을 만들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데이터부터 수집하셨나요?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고객이 어떤 화면을 봤고, 어떤 버튼을 눌렀는지 등이죠.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최우선으로 작업했습니다.

Q. 주로 어떤 툴을 사용하세요?

데이터를 쌓을 때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를 사용하고, 마케팅 분석에는 ‘애드저스트(Adjust)’라는 어트리뷰션 솔루션을 쓰고 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아파치 슈퍼셋(Apache Superset)’이라는 오픈 소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아파치 에어플로우(Apache Airflow)’로는 DB나 로그 시스템 데이터를 가공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MySQL과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고요.

이진형

Q. 빅쏠 데이터 인사이트팀은 주로 어떤 직군과 협업하나요?

저희 팀이 필요로 하는 로그 수집을 도와주는 서버 개발, 앱 개발팀과 주로 협업합니다. 기획자,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분들과는 어떤 지표를 보고, 어떻게 로그를 이용할지 논의해요. 마케팅팀과도 협업하는데요. 우리 고객이 어떤 성향이고, 고객에게 어떤 마케팅이 효과가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더쎈카드 BM(Business Model) 중 하나가 카드 중개업이다 보니 사업기획팀과도 일하고 있어요. 카드를 발급받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를 분석해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거죠.

말하고 나니 모든 팀과 협업하는 것 같은데요. 회사가 믿을 수 있는 건 고객데이터뿐이라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Q. 데이터 인사이트팀을 처음 꾸리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빅쏠은 데이터팀이 처음 만들어졌다 보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반기는 분위기였어요. 그동안 볼 수 없던 데이터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데이터를 처음 다뤄보는 분들이 많다 보니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데이터가 중요하니 들여다보자고 이야기하면 오히려 반감을 품을 수도 있거든요. 우리가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려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했죠.

직군마다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이 달라 초반에는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는 교육도 자주 진행했습니다. 똑같은 숫자나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해도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조직이 같이 성장해야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니 함께 공부했습니다.

Q.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하고 매출에 기여하는 성과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단순 분석 업무만 주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까요?

데이터가 많은 회사인 줄 알았는데 쓸만한 게 없거나, 회사에서 데이터 직군을 필요로 하는 목적과 커리어 방향이 다른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일 텐데요. 회사는 궁금한 데이터만 빨리 뽑아주길 원한다면 주도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만약 시니어라면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처음부터 프로세스를 만들면 됩니다. 주니어라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많이 해보고 싶은데 시스템이 없다면 도입 장벽이 낮은 구글 애널리틱스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구글 애널리틱스만으로도 다양한 분석이나 그로스 해킹을 할 수 있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 데이터를 사용하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으로 데이터를 넘길 수 있는데요, GCP에서 빅쿼리(BigQuery)를 쓴다면 머신러닝까지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가 원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잘 연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GPT를 사내에 도입하고 싶다면 뭐라도 공부해서 만들어 본 다음 가능성을 보여드리는 거죠. 먼저 작은 성과를 보여주세요.

Q. 진형 님이 같이 일하고 싶은 주니어나 동료는 어떤 유형인지 궁금해요.

저는 문제 해결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지금이라면 어떻게 다르게 풀 수 있는지 등을 보고 있어요. 가끔은 실제 회사 문제를 바탕으로 토론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풀어나가는 방식이 맞다면 함께하고 있어요.

긍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분과도 결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비즈니스 문제를 풀 때 긍정적으로 고민하고 도전할 의지가 있는 분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SQL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 SQL 활용 능력도 봅니다.

Q. 데이터 직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있다면요?

최근에 ≪견고한 데이터 엔지니어링≫이 번역되어 출시됐는데요. 데이터 엔지니어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어 추천드립니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양승화 님이 쓰신 ≪그로스 해킹≫도 좋아요. BI 엔지니어를 준비하거나 데이터 웨어하우스 쪽을 공부한다면 ≪랄프 킴벌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툴킷≫이나 ≪OLAP 테크놀로지≫를 읽어보시면 기본 개념을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Q. 이번 COMMIT은 어떤 분들이 들으면 좋을까요?

데이터 분석가나 데이터 과학자로 일하고 있는데 고민이 있거나, 데이터 직군으로 커리어를 쌓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dit Sunny Design Lil


진형 님이 연사로 참여하신 7월 COMMIT ‘데이터로 고객을 움직이는 팀이 되어가는 여정’ 다시 보기와 현장 스케치 아티클은 8월 중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Posted by
goorm

ANYONE CAN DEVELOP